"노력하면 된다"는 말을 믿으십니까? 저는 솔직히 반은 믿고 반은 의심합니다. 몸 쓰는 일을 하며 지금껏 살아오면서,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태원 클라쓰의 박새로이를 볼 때마다 괜히 마음이 흔들립니다.

박새로이의 자수성가 서사, 현실에서 가능한가
드라마 속 박새로이는 퇴학, 아버지의 죽음, 3년간의 수감 생활이라는 연속된 타격 끝에서도 목표를 놓지 않습니다. 원양어선에서 수년을 버티며 자금을 모아 이태원에 포차 '단밤'을 열고, 결국 주식회사 이태원클라쓰라는 기업으로 성장시킵니다. 이 흐름을 보면 정말 통쾌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런데 저는 이걸 보면서 두 가지 시각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한쪽에서는 "저렇게 명확한 목표가 있으면 누구든 해낼 수 있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 말이 조금 다르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직접 겪어보니, 목표가 있다는 것과 그 목표를 수년간 유지한다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이가 7년이라는 시간을 오로지 장가 그룹을 상대하기 위한 준비에만 쏟아부은 것이 이 지연 보상의 극단적인 사례입니다. 문제는, 이 지연 보상 능력이 훈련으로 키워지는 것이 맞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보상이 너무 멀게 느껴지는 순간 동기 자체가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현실의 동기부여, 드라마처럼 작동하지 않는 이유
드라마를 볼 때 저도 모르게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올라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어제 그 감정은 거의 사라져 있습니다. 이게 제 경험상 가장 솔직한 동기부여의 현실입니다.
어떤 분들은 "그래도 꿈을 크게 가지면 뭔가 달라진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 말을 반은 동의하고 반은 다르게 봅니다. 제가 직접 이것저것 해보면서 느낀 건, 꿈의 크기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새로이가 원양어선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도, 화려한 비전 때문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그냥 버텼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공허한 판타지냐고 묻는다면, 저는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이가 감옥에서 책을 읽고 포차를 차리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장면, 직원 승권에게 책을 권하며 변화를 유도하는 장면들은 꽤 현실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무조건 크게 성공하라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에서 깊게 파고들면 방향이 보인다는 것. 제가 요즘 드는 생각과 정확히 맞닿아 있는 부분입니다.
이태원 클라쓰를 인생역전 드라마로만 소비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대신 새로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놓지 않는 방식, 그 작은 태도 하나를 가져가는 것이 훨씬 더 실용적인 시청이라고 봅니다.
드라마 한 편을 보고 인생이 바뀌는 사람은 없겠지만, 잘 만든 이야기는 오래 남습니다. 이태원 클라쓰는 동기부여가 바닥을 치는 순간마다 다시 꺼내보게 되는 작품입니다. 성공의 공식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래도 버텨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