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에 멈춰버린 시간, 서른 살의 공백과 마주하기저는 드라마를 볼 때 주인공의 감정선보다 설정의 개연성을 먼저 따지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 습관을 잠시 내려놓게 했습니다. 의식 장애,외상이나 사고 이후 뇌가 각성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가 13년간 지속된다는 설정이 처음에는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풀어가는 방식은 달랐습니다. 의식 장애란 단순히 잠이 드는 게 아니라,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못하면서도 뇌의 일부 영역은 활동을 유지하는 복잡한 상태를 말합니다. 그 사이 몸은 어른이 됐지만, 내면의 자아는 여전히 열일곱에 고여 있다는 설정이 오히려 심리적으로 사실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가장 먹먹하게 봤던 장면은 바로 이 공백의 감각을 묘사한 부분이었습니다.주인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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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22.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