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물이 교복을 입는 순간 - 장르혼합의 매력과 균열요즘 드라마 중에 장르를 한 가지로 못 박는 작품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본 적 있으십니까. 저는 최근 들어 장르 혼합(genre blending)이라고 부르는 방식, 즉 서로 다른 장르의 코드와 문법을 한 작품 안에 의도적으로 뒤섞는 전략이 K-드라마의 주된 흐름이 됐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언더커버 하이스쿨 1화는 그 방식의 가장 극단적인 예시처럼 보였습니다.직접 첫 화를 보면서 느낀 건, 도입부의 밀도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에 총격이 가해지고 유물 조사 중 총알 파편이 발견되는 장면은 분명히 묵직한 역사 첩보극의 문법입니다. 거기에 민족 반역자인 초대 이사장 서백문이 고종 황제의 비자금을 횡령했다는 설정까지 얹히면서, 드..
국정원, 북한 요원, 조직의 3파전한동화 감독, 장원석 작가가 만든 이 MBC 금토 드라마는 단순한 첩보물이 아닙니다. 국정원 블랙 요원(Black Agent), 북한 보위부(保衛部) 전설 요원, 그리고 조직에 몸담았던 쌈꾼 이렇게 세 축이 같은 목표를 두고 충돌하는 구조입니다.여기서 블랙 요원이란 공식적으로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 비밀 공작원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인원으로, 작전 중 노출되어도 국가가 신원을 보호하지 않는 극도로 위험한 직책입니다.북한 보위부는 국가보위성(Ministry of State Security)의 구체제 명칭으로, 북한 내 반체제 인사 감시와 해외 공작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실제로 북한 보위부는 한국의 정보 당국이 오랫동안 추적해온 조직인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