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파탄드라마에서 오해영은 결혼 준비 과정의 갈등으로 파혼을 선언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결혼 준비 때 싸우는 건 흔한 일"이라며 다시 생각해보라고 종용하죠. 그런데 오해영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남들 다 하는 결혼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이 감각이 이해가 됐습니다.결혼 준비 갈등(wedding planning conflict)은 심리학적으로도 꽤 연구된 주제입니다. 여기서 결혼 준비 갈등이란 예식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치관, 재정, 가족 관계 등 복합적 마찰을 뜻하는데, 이 시기에 관계의 진짜 민낯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오해영의 파혼에는 또 다른 층위가 있습니다. 상대방 태진이 "밥 먹는 게 꼴보기 싫어졌다"며 파혼을 통보한 것입..
코로나 시대 체육관, 건우가 버틴 방식드라마 사냥개들의 주인공 건우는 코로나 시대에도 훈련을 놓지 않습니다. 스파링 파트너도 없고, 라운드 중간에 기사 아저씨가 물 한 잔 건네줄 만큼 주변 환경은 열악합니다. 그런데 그 장면이 묘하게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헬스장이 문을 닫으면서 집에서 혼자 운동하던 기억이 겹쳤기 때문입니다.저는 어릴 때 합기도를 배웠습니다. 주변에서 다들 태권도를 다닐 때 저는 왜인지 모르게 합기도 도장에 들어갔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합기도는 낙법 이라는 기술을 유독 강조합니다. 낙법이란 상대에게 던져지거나 넘어질 때 충격을 최소화하며 안전하게 착지하는 기술로, 실제로 일상에서 넘어지는 상황에도 꽤 쓸모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복싱이나 태권도가 현대인의 생..
산골 소녀들이 도시에서 처음 마주한 현실세경과 신애는 산골에서 자라다 갑자기 도시로 나왔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저 아이들 눈에는 도시 자체가 외계 행성처럼 보였겠다 싶었습니다. 사회화(socialization)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개인이 사회의 규범과 가치를 익혀 구성원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말합니다. 세경은 그 과정을 거의 밟지 못한 채 도시 한가운데 던져진 셈이었습니다. 굶주린 상태로 낯선 거리를 헤매던 두 자매가 한 아저씨의 도움으로 잠자리를 얻는 장면은 솔직히 좀 뭉클했습니다. 제가 직접 그 처지였다면 얼마나 무서웠을까 싶기도 했고요. 아저씨가 "나도 예전에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즉 신뢰와 상호 호혜를 기반으로 한 인간관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