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3부라는 공간, 생각보다 많은 걸 담고 있었습니다웹툰 원작 드라마(OTT 또는 유튜브 기반 웹드라마로 제작된 형식)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과장된 캐릭터에 단순한 플롯"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 마케팅 3부라는 작은 공간 하나가 꽤 촘촘하게 설계돼 있었습니다. 이상식이라는 캐릭터는 13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만 발령 첫날부터 공금 횡령 장부와 엮이고,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때문에 부서 전체가 감사팀의 집중 조사를 받게 됩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집단 오해 같은 소재를 코미디로 소비하는 방식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상식이 비품 창고에 감금당하는 장면은 웃자고 삽입된 것이지만, 직장 생활을 해본 저로서는 씁쓸함이 동시에 왔어요. 그..
이지안이라는 인물, 어디까지 공감할 수 있을까이지안을 단순히 '불쌍한 캐릭터'로 소비하는 드라마였다면, 저는 반쯤 보다 껐을 겁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지안은 도청을 했고, 거짓말을 했고, 전과도 있습니다. 그 모든 사실이 드라마 후반부에 차례로 드러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전과라는 설정은 시청자 입장에서 순간적으로 멈칫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박동훈이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죽였을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저는 이게 값싼 동정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이 대사는 캐릭터를 미화하는 게 아니라, 맥락을 이해하는 것과 행동을 용납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이지안의 어머니는 빚을 잔뜩 남기고 도망쳤고, 이지안은 상속포기 제도를 몰라 그 빚을 고스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