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분석: 쌓인 시간이 만든 설득력제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먼저 주목한 건 '관계의 밀도'였습니다. 멜로드라마에서 두 인물이 갑작스럽게 감정을 폭발시킬 때 종종 느끼는 그 '왜 저 두 사람이?'라는 물음표가 여기서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진아와 준희는 어제오늘 만난 사이가 아니라, 진아 남동생 승호의 친구라는 연결고리로 수십 년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이입니다. 이 설정이 두 사람이 손을 잡거나 서로를 감싸는 장면에서 '급발진'처럼 느껴지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진아 캐릭터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피해자 서사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규민에게 양다리를 당하고, 폭행까지 당하는 장면은 보는 저도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런데 진아는 거기서 무너지지 않고, 직장에서 부당한 업무 처우에 맞서 ..
결핍 서사 - 무영과 유진강이 닮은 이유드라마를 보다 보면 무영과 유진강이 표면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무영은 타인의 감정을 아무렇지 않게 밟고 지나가는 반면, 유진강은 자기 상처를 담담히 마주하면서도 남을 걱정할 줄 압니다. 그런데 제가 이 회를 보면서 느낀 건, 둘이 사실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유진강은 이 회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아버지는 태어나기 전에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일곱 살 때 잃었으며, 언니는 일찌감치 이민을 떠나 오빠와 단둘이 자랐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홉 살 때 담임선생님에게 뺨을 맞았던 기억까지 꺼냈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이 드라마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닐 것 같다고 느꼈어요.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