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라는 인물, 처음엔 그냥 나쁜 놈 아닌가요드라마는 주차장 입구를 포르쉐로 막아놓고 "내가 관리비 내는데 어떻게 주차하든 내 자유"라고 버티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이 장면에서 제가 처음 느낀 건 단순한 불쾌함이었습니다. 현실에서도 저런 사람 한 명쯤은 아파트마다 있을 것 같습니다.그런데 그 빌런이 다름 아닌 주인공 박해강 이였습니다. 처음엔 겉모습만 보여줍니다. 세련된 사업가 태도, 법적 대응을 차갑게 꺼내드는 능수능란함. 그러다 강남 최대 규모의 불법으로 운영하는 내부의 실체가 드러나고, 거기에 아버지가 그를 담보로 빚을 졌다는 사실까지 겹치면서 감정이 흔들렸습니다. 처음엔 밉게만 보이던 인물이 갑자기 안쓰러워지는 그 순간, 1화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박해강이 마주한 문제는 단순하지..
동물도 감정이 있다는 걸, 드라마가 제일 잘 말해줬습니다일반적으로 동물은 훈련을 시키면 어느 정도 말을 듣는다고들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예전에 집에서 강아지를 키울 때 유튜브로 훈련 영상을 찾아보고 직접 따라 해봤는데, 결국 훈련보다 중요한 건 그 강아지가 지금 무슨 감정 상태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거였습니다. 그게 안 되면 교육 자체가 성립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힙하게에서 주인공 봉예분이 가진 능력이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립니다. 그녀는 유성 낙하 사고 이후 사이코메트리(Psychometry) 능력을 갖게 됩니다. 여기서 사이코메트리란 특정 물체나 생명체에 직접 접촉함으로써 그 대상이 경험한 과거의 기억이나 감정을 감각적으로 읽어내는 초능력을 의미합니다. 드라마에서는 구체적으로 엉..
장기연애가 끝난 자리에 남는 것7년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기간이 아닙니다.드라마 속 진주가 헤어진 이후에도 술에 취해 전화를 하고, 상대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이별을 받아들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이 장면이 참 신기하다고 생각하면서 봤습니다. 얼마나 깊이 사랑했으면 저렇게까지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한편으론 서로 안 맞는 부분을 감수하면서 맞춰나가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장기연애가 흔들릴 때는 보통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더라고요. 쌓이고 쌓인 것들이 어느 날 한꺼번에 터지는 방식이었습니다.우정이라는 안전망이 작동하는 방식저는 이 드라마에서 연애보다 우정 파트에 더 오래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진주 곁에 있는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