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처럼 곁에 있는 존재, 도깨비라는 설정이 끌리는 이유저도 처음엔 도깨비나 저승사자 같은 단어 자체가 가진 무게감 때문에 좀 으스스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드라마를 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고려 시대 장군 김신이 전쟁에서 백성들을 지키다 억울하게 죽고, 그 백성들의 염원으로 불멸의 존재인 도깨비로 부활한다는 설정 자체가 수호신(守護神), 즉 누군가를 지키고 보살피는 신적 존재의 개념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수호신이란 특정 인물이나 공간을 지키는 신격(神格)을 뜻하는데, 드라마 속 김신은 은탁의 엄마를 뺑소니 사고에서 살려내고, 은탁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는 방식으로 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합니다. 제 경험상, 사람은 살면서 한 번쯤 "지금 나를 지켜보는 존재가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
금괴 밀수 — 세관 통관이 어떻게 뚫렸나드라마는 세관원인 주인공 희주가 연인 도경의 부탁으로 시신 운구 관을 통관시키는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긴장감을 올립니다. 통관(通關)이란 수입·수출 화물이 세관의 검사와 심사를 거쳐 국경을 넘는 절차를 의미합니다. 희주가 담당한 관에서 경보가 울렸지만, 상급자인 팀장이 모든 경고를 무시하고 통과를 결정해버렸고, 관 안에는 10kg짜리 골드바 100개, 즉 1톤의 금괴가 실려 있었습니다.저는 세관 절차가 이렇게 허술하게 뚫릴 수 있다는 설정이 처음엔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게 핵심이었습니다. 도경은 희주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철저히 숨기고, 연인 관계와 사랑을 방패로 그녀를 끌어들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판단을 흐리게 만든 겁니다. ..
법이 가해자를 먼저 보호하는 현실의 출발점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닙니다. 약혼자를 학생에게 잃은 특수부대 출신 나화진이 국가 기관인 교권보호국(이하 교권국) 감독관이 되어 문제 학교에 투입된다는 설정인데, 저는 처음에 "이게 말이 되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그 설정보다 더 황당한 건 현실이었습니다.가해 학생 조규철은 교사를 살해하고도 미성년자라는 이유와 불우한 가정환경을 참작받아 단기 2년, 장기 4년 형에 그칩니다. 이게 드라마 속 이야기지만, 실제로 피해자 측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보는 내내 뭔가 답답하게 막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촉법소년 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촉법소년은 형사 미성년자 중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형사 처벌 대신 소년부 ..
사랑으로 시작했지만, 관계는 왜 망가지는가드라마 속 백현우는 원래 재벌가의 사위가 아니었습니다. 퀸즈 그룹 재벌 딸인 홍해인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그저 인턴으로 위장한 그녀의 잦은 실수를 걱정하던 평범한 신입사원이었습니다. 신분도 배경도 모른 채 먼저 마음이 생겼고, 자신의 학력과 재력을 밝히며 "외벌이도 감당하겠다"고 고백할 만큼 그 사랑은 진심이었습니다. 저도 이 장면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저렇게까지 확신이 있었던 사람이 왜 이혼을 결심하게 됐을까. 문제는 감정이 식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구조가 사람을 바꾼 겁니다. 퀸즈가에 들어간 현우는 가족들에게 무시당하고, 정작 아내인 해인마저 그를 외면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결혼이 힘든 건 성격 차이 때문이라고들 알려져 있는데, 저는 경험상 성..
수임료 1,000원이 뒤흔든 변호사의 상식일반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한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 솔직히 지금까지 살면서 변호사를 직접 찾아간 적이 없는 이유 중 하나가 그 심리적, 경제적 장벽이기도 했습니다.드라마 속 천지훈은 그 장벽을 단돈 1,000원으로 무너뜨립니다. 사채 빚에 시달리던 의뢰인이 수임료 1,000원 광고를 보고 찾아오고, 천지훈은 실제로 야간 집행 불가 시간대를 정확히 짚어내며 압수수색을 멈춰 세웁니다. 형사소송법상 야간 집행 제한 규정이 있는데, 이는 수사기관이 일출 전이나 일몰 후에는 원칙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천지훈은 이 조항 하나로 사채업자의 기세를 꺾어버립니다. 저처럼 ..
비서라는 직업, 얼마나 알고 계셨습니까비서라는 직업을 이렇게 가까이 들여다본 적이 있으셨나요? 저는 사실 비서 하면 그냥 '스케줄 관리하는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김미소가 외국인 손님을 막힘 없이 응대하고, 아트센터 개관 일정이 갑자기 앞당겨지는 위기 상황에서 뛰어난 업무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이건 단순한 보좌 역할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비서직에서 핵심이 되는 역량 중 하나가 바로 대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입니다. 여기서 대인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란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을 빠르게 파악하고 적절한 언어로 대응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과는 다르고, 오랜 경험과 훈련이 필요한 전문 역량입니다. 김미소가 9년 가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