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 능력과 융의 땅이 만들어낸 세계관드라마 속 카운터는 저승에 고용되어 인간에게 기생하는 악귀를 처단하는 특수 요원을 의미합니다. 특별한 무기 하나 없이 인간의 다섯 배에 달하는 신체 능력과 각자의 고유 능력만으로 싸웁니다. 여기서 핵심은 '융의 땅'이라는 개념인데, 융의 땅이란 죽은 자와 산 자가 만나는 경계 공간인 '융'의 에너지를 지상으로 끌어올려 활성화된 영역을 의미합니다. 카운터가 이 땅을 펼치면 악귀 감지 능력이 극대화되고, 악귀를 강제로 저승 공간으로 소환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주인공 소문은 이 융의 땅을 다루는 방식이 다른 카운터들과 근본적으로 달랐습니다. 다른 카운터들은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수준이었지만, 소문은 거의 본능적으로 자유자재로 다뤘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저게 진..
낙하산 신입이 조직에서 버티는 방법미생에서 장그래는 낙하산으로 입사합니다. 낙하산 채용이란 실력이나 공정한 전형 없이 인맥이나 배경으로 자리를 얻는 채용 방식을 뜻합니다. 대학도 나오지 않고, 정규 인턴 전형도 통과하지 않은 장그래에게 동료들의 시선이 차가운 건 솔직히 당연한 일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 시선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현장 일을 해보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제가 처음 현장에 투입됐을 때, 선배들이 쓰는 용어 하나도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명칭도 모르고, 공정 순서도 모르고, 어디 서 있어야 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그게 무능한 게 아니라 그냥 처음이라서 그런 거라는 걸,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이해했습니다.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옵니다. 염장 오징어 물량에 ..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 현실에서는 어떤 의미인가우영우는 서울대 로스쿨 수석 졸업에 사법연수원 성적 1등, 한 번 본 것을 절대 잊지 않는 기억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런데 동시에 회전문 하나를 혼자 통과하지 못합니다. 이 장면이 처음에는 코믹하게 보일 수 있지만, 직접 겪어보니 이 설정이 얼마나 정교하게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특성을 담아냈는지 알게 됩니다. 드라마 속 우영우가 보여주는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따라 반복하는 행동으로 사수인 정명석 변호사가 당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는 그 장면에서 웃음보다 먼저 "아, 저게 낯선 사람 눈에는 저렇게 보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성이 '우' 씨인 친구 한 명이 떠오릅니다. 밝고 말이 많았던 그 친구는 몸이 불편하다는 걸..
박새로이의 자수성가 서사, 현실에서 가능한가드라마 속 박새로이는 퇴학, 아버지의 죽음, 3년간의 수감 생활이라는 연속된 타격 끝에서도 목표를 놓지 않습니다. 원양어선에서 수년을 버티며 자금을 모아 이태원에 포차 '단밤'을 열고, 결국 주식회사 이태원클라쓰라는 기업으로 성장시킵니다. 이 흐름을 보면 정말 통쾌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런데 저는 이걸 보면서 두 가지 시각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한쪽에서는 "저렇게 명확한 목표가 있으면 누구든 해낼 수 있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 말이 조금 다르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직접 겪어보니, 목표가 있다는 것과 그 목표를 수년간 유지한다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이가 7년이라는 시간을 오로지 장가 그룹..
호텔리어의 미소, 그게 정말 전부일까일반적으로 호텔 프런트에서 근무하는 직원, 즉 호텔리어는 항상 웃고 친절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저도 처음엔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체크인 카운터 앞에 섰을 때, 딱딱한 표정에 의무적으로 읊는 듯한 말투를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 기분이 어떤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킹더랜드 속 주인공 천사랑은 그 반대편에 있는 인물입니다. 면접장에서도, 온갖 잡일을 떠맡는 실습 기간에도, 그녀의 미소는 꾸밈없이 자연스럽습니다. 드라마는 이 미소 하나가 실습생에서 1년 계약직, 그리고 정직원까지 이어지는 승진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그려냅니다. 과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꽤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반면 구원은 웃음 자체..
죽은 자의 억울함, 법정으로 가져간다는 것드라마의 설정 자체가 꽤 독특합니다. 주인공 신이랑은 죽은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이 능력 덕분에 신이랑의 의뢰인들은 일반적인 법률 회사의 클라이언트와 다릅니다. 이강풍, 김수아, 전상호 같은 이름들은 모두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거나 그 유족들입니다. 또 흥미로웠던 건 '빙의' 였습니다.드라마가 단순한 오컬트 판타지가 아니라고 느낀 이유는 바로 이런 지점 때문입니다.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병이 있어서, 오해가 쌓여서, 지은 죄를 감당하지 못해서 세상을 떠난 사람들. 드라마 속 이야기지만 현실과 완전히 겹쳐 보였습니다. 그 억울함들이 법정이라는 공식적인 공간에서 다뤄진다는 설정이 저에게는 굉장히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귀..